아무 글

자기 앞의 생




 

아줌마의 얼굴이 너무 슬퍼 보여서 그녀가 못생겼다는 생각마저 잠시 잊을 지경이었다.

나는 그녀의 목에 팔을 두르고 그녀의 볼에 뽀뽀를 해 주었다.

사람들은 그녀가 냉정하다고들 했지만,

세상에 그녀를 돌봐주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혼자 육십 오년 동안 온갖 풍상을 견디어왔으니 때로는 그녀를 용서해줘야 한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는 정말로 그렇게 되리라고 믿었던 것 같다.

내가 경험한 바로는,

사람이란 자기가 한 말을 스스로 믿게 되고,

또 살아가는 데는 그런 것이 필요한 것 같다.

철학자 흉내를 내느라고 이렇게 말하는 것이 아니다.

정말로 그렇게 생각하기 때문에 하는 말이다.

 

 

 

 

 

 

 

"두려워할 것 없어." 

그걸 말이라고 하나.

사실 말이지 '두려워할 거 없다'라는 말처럼 얄팍한 속임수도 없다.

하밀 할아버지는 두려움이야말로 우리의 가장 믿을 만한 동맹군이며

두려움이 없으면 무슨 일이 일어날 지 아무도 모른다고 하면서

자신의 오랜 경험을 믿으라고 했다.

 

 

 

 

 

 

 

 

그녀에게 덜 먹으려면 살을 빼는 수밖에 없다고 아주 솔직하게 말했던 기억이 난다.

그렇지만 세상에 혼자뿐인 노친네에게 그것은 너무 가혹한 일이었다.

아줌마에겐 아무도 없는 만큼 자기 살이라도 붙어 있어야 했다.

주변에 사랑해주는 사람이 아무도 없을 때,

사람들은 뚱보가 된다.

 

 

 

 

 

 

끔찍했던 일도 일단 입 밖에 내고 나면 별게 아닌 것이 되는 법이다

 

 

 

 

 


 

 

"하밀 할아버지, 사람은 사랑 없이도 살 수 있나요?"

"하밀 할아버지, 왜 대답을 안해주세요?"

"넌 아직 어려. 어릴 때는 차라리 모르고 지내는 게 더 나은 일들이 많이 있는 법이란다."

"할아버지, 사람이 사랑 없이 살 수 있어요?"

"그렇단다."

할아버지는 부끄러운 듯 고개를 숙였다.

 

갑자기 울음이 터져나왔다.

 

 

 

 

 

 

 

 

“그곳은 내가 무서울 때 숨는 곳이야.”

“뭐가 무서운데요?”

“무서워하는 데에 꼭 이유가 있어야 하는 건 아니란다.”

 

나는 그 말을 결코 잊은 적이 없다.

왜냐하면 내가 지금까지 들어본 말 중에 가장 진실된 말이기 때문이다.

 

 

 

 

 

 

 

 

 그녀는 이제 숨을 쉬지 않았지만, 그런 건 상관 없었다.

숨을 쉬지 않아도 사랑했으니까.

 

 

 

 

 

 

 

사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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