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 글

장미 비파 레몬




"목욕을 하고 캔 맥주 하나를 땄는데

다 마시지 못해도, 나머지를 마셔줄 사람이 있다는 것?"

 

 

소우코,

그녀들은 외롭다고, 누구든 사랑해달라고 목 놓아 외치지 않을만큼 자립적이고,

레이코,

집요하게 결혼이란 틀을 고수하면서도,

사랑이 무너진 순간 홀로서기를 결심할 만큼 독립적이며

사쿠라코,

사랑을 쟁취하기 위해서는 자존심을 꺾을만큼 이기적인 한편,

마리에,

언젠가 찾아올 사랑을 위해 느긋하게 기다릴 줄 알 만큼 대범하고,

아야,

미래가 없는 불꽃같은 사랑에 몸을 던질만큼 과감하고,

때로는 자신의 성실함에 취해 남편의 외도를 눈치 못챌만큼 어리석고

도우코,

부부싸움을 하고서도 남편이 보내주는 꽃다발에 웃음 지을만큼 너그럽고

에미코,

자신의 아픔에는 한없이 약하며

미치코,

자신의 고독에는 눈물을 삼키는

여자들 모두의 모습, 바로 우리안에 있는 여자의 모습입니다.

 

 

 

 

 

츠치야는 휴대전화를 갖고 있지만,

레이코는 전화를 건 적이 없다.

가령 지금 츠치야가 다른 여자와 함께 있는데,

그런 데다 전화를 걸어 당혹감이나 낭패감 혹은 성가심,

아니면 그 모두가 섞인 절대 유쾌하지 않을 목소리를 듣고 싶지 않았다.

한편, 츠치야가 본인의 말대로 혼자 작업실에 있다면,

그런 데다 또 전화를 거는 의심많은 아내가 되고 싶지도 않았다.

 

 

 

 

 

 

한 번도 자신의 애인이었던 적이 없는 남자를 왜 잊지 못하는 것일까.

마지막으로 만난 것은 밀이 예방접종을 할 때였다.

 

 

 

 

"다양한 시기가 있는 법이지요."

곤도의 그 말은 도우코의 어딘가에 와 닿았다.

"정말 그런가 봐요."

도우코는 그렇게 대답하면서 눈앞에 있는 남자의 친절함에 감사, 라기보다 감동했는데,

나중에는 그 말이 어딘가에 와 닿은 정도가 아니라

'단박에 파고든 느낌'이었다고 몇 번이나 되새기게 된다.

 

 

 

 

 

 

다만, 만나고 싶다.

어리석은 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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