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 글

내가 나비라는 생각

그대가 젖어 있는 것 같은데

비를 맞았을 것 같은데

당신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무너지는 노을 앞에서

온갖 구멍 다 틀어막고 사는 일이 얼마나 환장할 일인지

 

머리를 감겨주고 싶었는데

흰 운동화를 사주고 싶었는데

내가 그대에게 도적이었는지 나비였는지

 

철지난 그 놈의 병을 앓기는 한 것 같은데

내가 그대에게 할 수 있는 건 이 세상에 살지 않는 것

이 나라에 살지 않는 것

이 시대에 살지 않는 것

 

내가 그대에게 빗물이었다면

당신은 살아있을까

강물 속에 살아있을까

 

잊지 않고 흐르는 것들에게 고함

 

그래도 내가 노을 속 나비라는 생각

  

 

내가 나비라는 생각, 허연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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